감곡 매괴 성모순례지 성당

경기도 이천시 장호원에서 다리 하나 건너면 충북 음성군 감곡면이다. 다리 하나로 같은 마을이 경기도와 충청북도로 나누어졌다. 원래는 같은 마을이었을 것 같은데...나는 이천시 장호원에서 다리 하나를 건너 충북 음성 감곡 매괴 성당으로 성지순례를 갔다. 입구에 들어서니 웅장한 성당과 함께 붉게 물들인 단풍이 필자를 반긴다. 인기 배우 김태희, 주원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드라마 ‘용팔이’촬영 장소로 알려진 곳이다. 19세기 말과 20세기 초 세워진 감곡 매괴 성당은 아름다운 건축으로 문화재로 지정된 곳이다.
캐럴소리마저 희미해진 시대, 수도원 같은 음성 감곡성당은 마음을 다스릴 만한 곳으로 매우 좋다. 고즈넉한 묵주기도길…수도원 같았다. 2층 구조의 피정의 집 옆에 붉은 빛을 띠는 성당이 서 있다. 말수가 적은 60, 70대 신자들은 촛불을 하나 올리고, 묵주를 들고 성모상 앞에 말없이 앉아 손을 모았다. 바람 소리가 유난히 크게 들릴 정도로 성당은 고요했다. 성당 본당은 1930년 완공됐지만 성당의 역사는 1896년부터 시작됐다.
경기도 여주에서 선교를 하던 프랑스 외방선교회 소속 임 가밀로 신부가 기도를 청하여 감곡에서 대궐 같은 집을 발견했다. 기와집은 명성황후의 육촌오빠인 민응식의 집이었고, 임오군란 때 명성황후가 피신했던 곳이다. 훗날 집을 사들인 임 신부는 여기에 성당을 지어 성모님에게 바쳤다. 임 신부의 고향은 프랑스 루르드로 세계적으로 유명한 성모 성지다. 성모 발현의 기적이 일어났던 프랑스의 성지다. 그러니까 감곡 매괴 성모순례성당은 성모 발현과 관련된 성당이란 이야기가 된다. 성모상도 루르드에서 가져왔다. 이런 유래 때문에 정식 이름이 감곡 매괴 성모순례지 성당이다.
성장과 변모로 본당이 점차 정착되면서 임 신부는 교육 사업에 눈을 돌렸다. 이에 그는 1907년 남학교인 매괴학당을 설립하고 이어 1912년에는 여학교를 설립했는데, 그중 여학교는 그 해 본당에 부임한 샬트르 성 바오로 수녀회 수녀들이 교육을 담당했다. 이들 학교는 이듬해 6년제 보통학교로 과정이 변경되었다. 1914년부터 매산 장미의 언덕에서 성체 거동을 시작하였고, 1922년에 학교 건물을 1층 교사로 증축하였다가 1936년 정식 인가를 받고 3층 교사로 증축하였다. 그러한 가운데 본당에서는 1930년 10월 7일에는 종각 높이가 130척이 넘는 현재의 고딕 연와조 성당을 신축하고, 1933년 본당 성가집을 편찬 간행하였다.
감곡본당은 100년이 넘은 역사를 지닌 곳이다. 한국전쟁 때 인민군들이 성당을 사령부로 사용하면서 성모상을 향해 일곱 번이나 총을 쏘았지만 부서지지 않아 ‘칠고의 어머니’, ‘매괴의 어머니’라 불린다. 본당 옆 매괴 박물관은 충청북도 최초의 석조 건축물로 임 가밀로 신부의 유품과 천주교 관련 유물 등이 전시되고 있다. 봄이면 성당으로 오르는 길에 벚꽃이 피면서 아름다운 꽃길이 되어 사람들의 발걸음이 이어진다.
1930년 전국에서 18번째, 충청북도에서는 최초로 건립된 감곡 성당은 1996년 1월5일 충청북도 유형문화재 제188호로 지정되었다. 성당 건물은 프랑스 신부인 시잘레가 설계하고 중국인들이 공사를 담당했다. 길이 40m,넓이15m, 종탑 높이 36.5m의 고딕식 명동성당의 축소판 같은 인상을 준다. 내부 천정은 원형돔이고 중앙제대와 옆면에 4개의 소제대가 있으며, 라틴 십자형의 평면 구성은 국내 다른 옛 성당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 화강암으로 된 2층사제관은 성당이 건립된 4년 후인 1934년에 지은 것이다.
2002년 10월 10일에는 매괴 박물관을 개관했다. 이 박물관은 1934년 건축된 연면적 353평에 지하1층, 지상2층 규모의 석조 건물로 그동안 사제관으로 사용하던 것을 개조한 것이며, 성당이 최초로 설립된 1896년 이후 전해 내려오는 유물들을 전시하고 있다. 특히 1914년 첫 성체현양대회 당시 사용했던 성모성심기와 예수성심기, 일산(日傘), 제의를 비롯해 본당 신자들이 사용하던 교리서 “요리강령”(1910년본) 등이 전시되어 있다. 초대 주임인 임 가밀로 부이용 신부의 이름을 딴 “가밀로 영성의집” 완공으로 순례객 100여명의 숙박이 가능하게 됐다. 감곡 매괴 성모순례지 성당을 나와 베티 성지로 향하면서 매괴 성모순례지 성당 부근으로 이사 와 배추와 무를 심고 과실류를 키우며 아름다운 성당 옆에서 노후를 보내고 싶은 생각이 간절했다.

감곡 매괴 성모순례지 성당








감곡 매괴 성모순례성당은 정말 성스러운 기운이 느껴지는 공간 이었다







1897년 설립되어 오랜 역사 이곳에 자리 잡고 있던 감곡 매괴 성모순례성당의 한편에 자리 잡은 박물관에는 이 성당의 역사가 잘 정리되어 있다.












성당 뒤쪽 야트막한 산에 순례 코스가 조성되어 있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