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 터진 4.6m 비단뱀
얼마 전 태국에서 비단 뱀이 소 한 마리를 통째로 삼켰다가 배 터져 죽는 일이 일어났다. 지난 8월21일 태국 북부 핏사눌로크 주 풀숲에서 몸길이 4.6m의 버마 비단뱀 한 마리가 죽은 채 발견되었다. 당시 비단 뱀은 통째로 삼킨 소 때문에 몸이 크게 부풀어 있었고 복부가 찢어진 상태였다. 배 안에선 사라졌던 소가 발견됐다. 현지의 한 농부는 사흘 전에 행방불명된 자신의 소를 찾아 나섰다가 이 장면을 촬영해 공개했다.
마을 수장인 니룬 리와타나쿨은 “뱀이 소를 삼켰지만 소화하는 과정에서 몸이 부풀어 올라 배가 찢어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관계당국은 비단뱀과 소를 함께 소각해 공터에 묻었다. 버마 비단뱀은 자기보다 두 배 큰 먹이도 통째로 삼켜 소화시킬 수 있다고 한다.
자기 배의 크기는 생각지 않고 먹이를 삼키는 비단 뱀의 탐욕을 손가락질하는 인간들이 많겠지만 인간의 탐욕은 더 하다. 옛날 중국 영주 땅에 어떤 부자가 살았다. 하루는 그가 돈 천냥을 허리에 차고서 강을 건너게 되었다. 배가 강 한복판에 이르렀을 때 갑자기 거센 바람이 불었다. 배는 기우뚱하더니 전복되고 말았다.
배에 타고 있던 사람들은 헤엄쳐서 무사히 뭍으로 올라갔다. 그런데 영주에서 온 부자만이 강에서 계속 허우적거리고 있었다. 허리춤에 찬 돈이 너무 무거워 헤엄을 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어서 전대를 풀고 나오시오." 강기슭에 있던 사람들이 소리쳤으나 그는 돈을 버리지 않다 돈과 함께 물속에 가라앉았다.
비단 뱀이나 중국 부자의 모습은 우리 삶의 투영이다. 돈 때문에 친구를 잃고 가족을 버리는 일이 주위에 얼마나 많은가. 최근엔 아파트 값이 치솟으면서 가족 간에 상속 분쟁이 생기는 현상이 부쩍 잦아졌다. 어떤 할머니는 남편이 죽자 해외로 이민 간 딸에게서 유류분을 반환해 달라는 소장이 집으로 날아왔다고 하소연했다.
버마 비단 뱀은 자신이 삼킨 소와 함께 땅속에 묻혔다. 중국의 부자는 자신이 아끼던 돈과 함께 수장되고 말았다. 우리가 마지막까지 동행할 것이 돈이라면 인생이 너무 슬프지 않겠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