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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석기·김재연, 부정 의혹이나 풀고 의원 행세해야

윤정규 2012. 6. 10. 03:40

 

이 블로그는 http://blog.segye.com/jkyun 세계일보 블로그, 윤정규국장의 세상사는 이야기에서 옴겨온 것입니다. 

종북 논란의 중심에 선 통합진보당 이석기·김재연 의원의 행보가 가관이다. 자신들의 의원 자격 시비와 직결되는 비례대표 경선 부정 의혹에 대해 반성하고 사죄하는 기미조차 없다. 이 의원은 “날 제명하라는 주장은 입법살인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했다. 김 의원은 그제 KBS에 출연해 “연평도 포격처럼 북한이 도발해도 우리가 참아야 하느냐”는 질문에 “맞불을 놓으며 전쟁을 일으키면 안 된다”고 했다.


두 사람은 보란 듯이 금배지를 달았다. 대한민국이 국회의원에게 부여하는 200여 가지 특권도 누리게 됐다. 회기 중에는 불체포특권과 직무상 행한 발언에 대한 면책특권으로 보호를 받게 된다. 이제 못할 말이 없고 못할 행동도 없다고 여길 법하다. “운동권 심정으로 일할 것” 등등의 언행만 봐도 앞으로 어떻게 처신할지 뻔히 들여다보인다.


그러나 두 사람은 대한민국 헌법기관 행세를 하기에 앞서 큰 산을 넘어야 한다. 두 사람만이 아니라 당내 주사파와 당 전체에 헌법과 법률에 보장된 보호와 지원을 받을 자격이 있느냐는 의구심을 빚은 경선 부정 문제를 풀어야 하는 것이다. 발등의 불은 끌 생각도 하지 않고 의원 행세부터 하는 것은 섣부른 짓이다.


지하 운동권에선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고 확보한 기득권이 계속 보장될지 몰라도 국민이 밝은 눈으로 지켜보는 국회에선 상황이 다르다. 잘못된 방법으로 취득하고 정당한 이의를 묵살하며 확보한 기득권은 신기루처럼 사라진다. 당원이나 지하당원이 아니라 국민이 심판인 까닭이다. 두 의원은 검찰의 신속 수사를 자청해서라도 먼저 의혹부터 해명해야 한다. 종북 문제에 대해서도 국민이 알아들을 수 있게 명확히 입장을 밝혀야 할 것이다.

 

종북좌파 문제, 이참에 확실히 짚고 가자

 

박근혜 새누리당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최근 “기본적인 국가관을 의심받고 국민들도 불안하게 느끼는 사람들이 국회의원이 돼선 안 된다”고 했다. 이들이 자진사퇴하지 않으면 ‘제명’해야 한다고도 했다. 통합진보당 이석기·김재연 의원 등 종북좌파 의혹을 키우는 이들의 국회 진출을 정면으로 겨냥한 것이다.


종북좌파는 사상 전향을 거부한 채 북한의 3대 세습체제와 선군정치, 주체사상, 수령론을 추종한다. ‘남한 혁명화’가 궁극적 목표이며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는다. 정치권력욕도 남다르다는 것이 안보 전문가들의 경고다. 4·11총선 이후 장기화된 통합진보당 당권파의 선거부정과 반민주성 논란도 결국 종북세력의 국회 진출 전략에서 비롯된 것은 아닌지 걱정하는 국민이 허다하다. 이·김 의원 등은 그간 국가관, 정체성 등에 관한 의혹을 털어낼 기회를 잡고서도 줄곧 말끝을 흐렸다.


대한민국은 사상과 언론의 자유를 중시하는 자유민주주의 국가다. 하지만 유권자를 대의하는 국회의원이 국민 알권리를 묵살하면서 국가관 등의 명확한 공개를 꺼리고 국민 혈세로 운영되는 정당이 국민의 활동 검증을 구조적으로 가로막고 있다면 용인될 수 없는 일이다.


과거 서독은 연방헌법보호청을 둬 위헌단체나 인물에 대해 청장의 승인만으로 금융·개인정보 등을 추적하고 주요 공직 진출도 제한했다. 서독이 왜 반국가 세력을 집요하게 솎아냈겠는가. ‘종북의 덫’에 걸린 대한민국 정치권과 사회가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


이·김 의원에 대한 입장을 밝힐 사람은 박 전 위원장만이 아니다. 대선주자로 거론되는 이들은 하루빨리 소신을 공개해야 한다. 안철수 서울대 교수는 물론이고 여권의 이재오·정몽준 의원, 김문수 경기지사, 야권의 문재인·손학규 민주통합당 상임고문, 김두관 경남지사 등도 속히 입장을 밝혀야 할 것이다. 대통령이 되겠다는 사람이 대한민국의 헌정질서를 부인하고 파괴하려는 세력에 대한 입장과 자신의 국가관을 밝히는 것은 기본 중의 기본이다.

                                                                                                  사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