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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트리아 에서
이명박 대통령 손녀의 ‘고가 패딩 점퍼’ 논란이 설 연휴 기간 온라인을 뜨겁게 달궜다. 이 대통령 부부는 설 명절을 맞아 21일 딸 내외, 손녀 손자들과 함께 서울 재래시장을 방문해 제수용품 등을 구입했다. 이 사진을 본 일부 네티즌은 대통령 손녀가 입은 패딩 점퍼가 300만원대 해외 명품 아웃도어 제품이라고 주장했다. 이후 “친서민을 강조해온 대통령과 수백만원짜리 손녀 점퍼는 어울리지 않는다”는 비난글이 쏟아졌고 갑론을박이 이어졌다.
논란의 발단은 문제 점퍼의 가격이다. 여기에는 청와대가 반성할 대목도 없지 않다. 대통령이 명절 민심을 직접 느껴보고 시장 상인들을 위로하겠다고 나서면서 보다 세심한 신경을 쓰지 못한 것은 아쉽다. 대통령 손녀의 점퍼 때문에 마음의 상처를 받은 이들이 실제로 많다면 일단 고개를 숙일 일이다.
그러나 대통령 손녀가 비싼 옷을 입었다는 이유로 뭇매를 맞아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따져볼 필요가 있다. 대통령 일가는 아이에게 고급 점퍼를 사 입힐 만큼 여유가 있다. 경제적 사정이 설혹 그렇게 안 되더라도 명절 때 아이에게 좋은 옷을 입히고자 하는 것은 인지상정이기도 하다. 그런데도 다짜고짜 대통령을 공격하는 이면에는 흑백논리가 깔려 있다. 손녀가 허름한 옷을 입고 있었더라면 거꾸로 “있는 사람이 쇼를 한다”고 비난했을 개연성이 많다.
대통령만 도마에 오르는 것은 아니다. 얼마 전 ‘도가니’의 작가 공지영이 ‘샤넬백 논란’에 휘말렸고 박원순 서울시장은 에르메스 넥타이로 지탄을 받았다. 우리 사회 곳곳에서 내편, 네편을 갈라 상대편을 마음대로 재단하고 평가하는 마녀사냥이 이뤄지고 있다. 비싼 점퍼나 백, 넥타이가 문제가 아닌 것이다. 이분법 사고에 갇힌 사회의 단면이 이토록 단세포적이고 살풍경하다. 실로 답답하고 개탄스러운 세태가 아닐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