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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혼부부에 집 한 채씩” 아직도 이런 허황된 소리 하나

윤정규 2014. 11. 18. 11:59

 

                                                                                       홍천 팔봉산

새정치민주연합 의원들이 신혼부부에게 집 한 채씩 공짜로 주겠다고 나섰다. 그제 발족한 ‘신혼부부에게 집 한 채를’ 포럼에는 당 소속 의원 80명이 참여했다. 우윤근 원내대표와 문재인 의원 등 주류가 대거 이름을 올렸다. 제안자인 홍종학 의원은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한 채당 1억원 정도인 공공주택 100만호를 지원하겠다”고 했다. 필요한 돈은 100조원가량 된다고 한다.

무슨 소리인가. 무상급식과 무상보육을 두고 온 나라가 소란스러운 것이 작금의 현실이다. 돈이 없기 때문이다. 전국 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는 복지디폴트를 예고한 판국이다. 경남도와 도내 기초단체는 무상급식 예산 지원을 거부했다.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는 내년도 무상보육 예산을 2, 3개월분만 편성했다. 내년 3월쯤에는 무상복지를 두고 전례없는 후유증이 표면화할 가능성이 크다. 공짜 복지의 역습이다. 야당이 표를 얻기 위해 서울시에서 무상급식으로 보편적 복지를 시작한 지 3년도 안 돼 벌어지는 일이다. 이런 상황을 야당은 보지도 듣지도 않는가.

재원 대책도 허술하기 짝이 없다. “국민주택기금과 국민연금기금을 활용하면 된다”고 한다. 연기금은 아무나 가져다 쓰는 쌈짓돈이 아니다. 국민주택기금은 저소득층을 위한 임대주택사업을 지원하는 돈이다. 국민연금은 온 국민이 자신의 노후생활을 위해 허리끈을 졸라매 모은 돈이다. 결국 당의 인기를 높이겠다고 국민의 연금과 저소득층 지원자금을 빼내 신혼부부에게 주겠다는 소리다. “결혼하면 1억원” 공약을 한 허경영 대통령후보와 무슨 차이가 있는가. 허경영은 국민을 즐겁게 해주기라도 했다.

제1야당이면 그에 걸맞은 행동을 해야 한다. 저출산 문제를 재원 대책조차 없는 선심정책으로 해결할 수는 없다. 허황된 포퓰리즘이나 남발하니 저출산 문제를 진정 고심하고 있는지도 의심스럽다. 저출산을 고심한다면 보육부담 경감과 여성의 경력단절 문제 해소와 같은 본질적 정책을 강구해야 하지 않겠는가.

‘재원 대책도 없는 복지 남발’은 이제 없어져야 한다. 새정치연합은 공짜심리를 부추겨 표를 얻겠다는 황당무계한 생각부터 버려야 한다. 그것이 나라 미래를 책임질 대안정당으로 가기 위한 첫째 요건이다. 무분별한 무상복지 카드는 통하지도 않는다. 야당은 올해 6·4지방선거에서 무상버스 공약으로 표를 얻으려다 실패했다. 그런데도 ‘신혼부부 무상 주택’ 주장을 펴니 이런 무책임도 없다.

야당만의 문제도 아니다. 예산심의 과정에서 국회의원들은 너도나도 표를 얻기 위해 지역구 예산을 늘려 ‘선심 자금줄’로 삼고자 하고 있다. 나라 살림은 엉망이 될 지경이다. ‘책임 있는 정당과 정치인’이라면 나라 곳간을 먼저 걱정해야 한다. 우리 아이들의 미래가 걱정되지도 않는가.


                                                                                                사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