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이야기

북아프리카 모로코를 가다.

윤정규 2012. 4. 26. 16:16

 

북 아프리카의 모로코를 가기위해 아름다운 도시 미하스를 아쉽게 작별하고 스페인의 최남단에 있는 도시 타리파로 항구로 가는중 지중해가 보이면서 리조트들이 보이기 시작하고 도로 변으로 여기저기 골프장을 볼 수 있다. 잘 정리된 그린에서 골프를 치는 사람들의 모습도 보인다. 타리파로 항구가 가까워지자 멀리 모로코 땅이 희미하게 보이기 시작한다.

 

 

모로코의 탕헤르는 파울로 코엘류의 소설 『연금술사』에 나오는 도시다. 이 책에서 주인공인 산티아고는 신부의 길을 포기하고 양치기가 되어 순례의 길을 떠나는데 어느 날 그는 이집트의 피라미드에서 보물을 찾을 수 있다는 꿈을 꾼다.

 

그는 그 꿈을 실현하기 위해 양을 모두 팔고는 탕헤르에서 이집트로 떠나려고 하는데 그는 그곳에서 아랍어라는 큰 언어장벽을 만난다. 마침 스페인어를 하는 사람을 만나 그의 도움으로 피라미드까지 갈 생각을 한다. 그러나 그는 사기꾼이었다. 돈을 몽땅 잃은 산티아고는 탕헤르의 크리스탈 가게 점원으로 일하며 피라미드로 갈 여비를 마련한다. 산티아고는 꿈을 잃지 않고 대상(Caravan)들을 따라 다시 이집트로의 여행을 떠난다.

 

 

나는 산티아고와 마찬가지로 아프리카의 첫 기착지가 탕헤르다. 탕헤르로 가기 위해 나는 타리파로 항구로 간다. 타리파로는 스페인의 최남단으로 유럽에서 아프리카로 들어가는 관문이다. 인구 17,768명의 작은 어촌이지만 최근에는 관광과 여객 운송으로 활기를 띠고 있다.

 

타리파 여객터미널에 도착하니 탕헤르로 가는 페리가 기다리고 있다. 타리파로에서 탕헤르로 가는 배는 두 시간마다 한 대씩 있는데 배 운행 시간은 1시간이고, 운임은 1인당 37유로이다. 이곳 타리파로에서의 수속은 생각보다 까다롭다. EU국가를 벗어나 아프리카로 들어가는 것이기 때문이다. 탑승수속과 함께 보안수속이 있다.

 

 

출발하기 전 나는 갑판에 올라 타리파르 시내와 앞으로 갈 모로코 쪽 사진을 찍는다. 날씨가 좋아 바다 건너 모로코의 산악이 잘 보인다.

배가 떠나 선내로 들어오니 모로코 입국수속을 해야 한단다. 내려서 하면 혼잡하고 시간이 많이 걸려 미리 하는데 입국수속이 꽤나 까다로워 보였는데 어렵지 않게 끝낼 수 있었다.


해가 서서히 기우는 저녁 무렵 배는 탕헤르 항구로 들어선다. 항구에 들어서자 배들이 가득하다. 여객선, 화물선, 어선... 그 뒤로는 꽤나 높은 빌딩들이 빽빽하다. 탕헤르에는 현재 70만 명이나 되는 주민이 살고 있다.

 

배에서 내리자 부두 앞으로 산이 보이고, 하얀 집들이 온 산을 뒤덮고 있다. 짐에 대한 약간의 체크가 있지만 출국 수속은 비교적 쉽게 끝났다.

 

나는 탕헤르 도심인 메디나 근처 호텔에 여장을 푼다. 호텔 로비에서 사람들이 담배를 피우는 것을 보고 술에 엄격해서 담배에는 관대한 걸까? 요즘 보기 힘든 풍경이다. 모로코는 물이 나쁘고 호텔시설이 열악해 칫솔질을 하고난 후 마지막 입안을 생수로 처리해야 된다.

 

내일 아침 일찍 페스로 떠나기 때문에 일찍 자야 되는데 호텔시설이 엉망이고 이상한 냄새도 나고 그리고 이슬람 종교의 곡소리 비슷한 것도 들려오니 잠이 오지 않는다. 그리고 모로코는 한국시간과 9시간 차이고 스페인과는 2시간 차이가 난다. 모르코 여행의 하이라이트는 누가 뭐래도 페스다. 내일 기대가 크다.

 

모르코 시간 오전 8시 탕헤르에서 페스로 출발했다. 페스는 모로코 내륙에 자리잡은 중소도시로 북아프리카 문화 중심지인 모로코 제3의 도시이다. 12시경 페스에 도착 바로 식당으로 갔다. 이상한 냄새 때문에 먹지 못할것 같은 점심식사가 모로코의 전통요리 "꾸스꾸스" 인데 그런대로 먹을만 했다.

 

페스를 유명하게 만든것은 9천9백4십4개의 미로 같은 골목길이다. 14세기에 조성된 미로는 수백년전의 옛 얼굴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으며 덕분에 이도시에서 지도는 종이 쪼가리에 지나지 않는다.

 

 

페스의 메디나에서 길을 잃고 헤매는 것은 이방인의 당연한 권리이자 오락거리, 정해진 루트도 없고 예상되는 소요시간도 없다. 좁고 꾸불꾸불한 길을 따라가다 보면 지붕이 덮힌 시장, 오래된 옛사원과 이슬람학교, 염색공장과 궁전, 목욕탕과 찻집들이 끝없이 펼쳐진다. 마침 가는날이 금요일이라 90%의 점포들이 문을 닫았다. 이슬람종교는 금요일이 우리의 일요일과 같다.

 

염색공장으로 좁은 골목길로 가는데 갑자기 이슬람 사원에서 2만명정도가 예배를 마치고 나와 아수라장이 되었다. 그런데 좁은길에 문이 열린 점포로 들어가보면 입구는 조그만한데 점포 안은 엄청 크다.

 

인간이 만든 공간중에 이토록 생생한 삶의 기운을 내뿜는 곳이 이곳 말고 또 있을까 살기위한 몸짓이 압도하는 이곳 가죽 염색처리장을 보니 우리나라의 3D업종에 종사하는 분들은 양반인것 같다.

여객 터미날 앞에서 폼 잡았다.

모로코 탕헤르로 가는 돌고래가 그려진 FRS 여객선

탕헤르에서 페스로 가는길에 메론밭이 줄을 이었다.

가게안에서 본 골목길

이슬람 사원

가죽 염색 작업장 (천연재료 염색장, 동물의 인분)

철문으로 닫혀 있는 곳이 모두 점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