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이야기

바르셀로나의 성가정성당

윤정규 2012. 4. 26. 16:36

사라고사에서 오전8시 우리는 마지막 여행지인 스페인의 두 번째 도시 바르셀로나로 향했다. 1시간쯤 가는 동안 창밖에는 올리브 나무 군데군데 있고 포도밭이 계속 이어져 있었다. 오늘도 어제처럼 졸기에 바쁘다. 약4시간30분을 달려 스페인에서 가장 풍요롭고 활기찬 도시,무지개 처럼 다양한 빛깔의 모양을 가진도시, 바르셀로나에 도착했다. 점심식사를 하기 위해 누드촌해수욕장 옆에 있는 EL TING LA DO라는 식당으로 갔다.

 

딱딱한 빵을 올리브에 찍어서 먼저 먹고 그 다음 '빠에야'라고 하는 전통스페인 음식을 먹었는데, 이 '빠에야'는 우리나라의 해산물로 만든 해물구이와 비슷한 음식으로 오징어, 새우, 조개 등을 철판위에 올려놓고 밥과 함께 향신료를 뿌려 볶아 만든 음식인데 모든 재료가 내가 좋아하는 오징어 새우등 해물이 나와 그런대로 먹을 만 했다.


점심을 먹고 경치 좋은 해변에서 나는 사진 촬영의 시간을 가졌다. 바로 옆에 있는 누드촌에 가볼까 하다가 혹시 카메라로 당겨보면 보이지 않을까 싶어 최고로 당겨 보았는데 누드의 여인들은 보이지 않았다.

휴식을 취한 후 성가정 성당으로 향했다. 버스에서 내려 걸어가는데 옥수수 모양의 4개의 탑. 모양이 웅장한 모습으로 보인다. 바로 성가정 성당이다.


'성 가정 성당'은 기존건축의 개념을 송두리째 흔들어 놓은 파격적인 건물이다. 마치 거대한 옥수수 4개가 하늘로 치솟은 듯 보인다.

천재 건축가로 알려진 Antonio Gaudi가 설계해 1882년부터 착공에 들어간 이 성당은 120년이 지난 지금도 진행 중인 미완성의 성당으로 앞으로 2025년 을 목표로 건축 중이라고 한다.

 

현재 완성된 것은 지하 성당과 중앙 지하실정도로 완성된 도면에 따르면 높이 100m 정도의 탑이 12개가 들어서는데 이는 예수그리스도의 12제자를 상징하며 이외에 중앙에 세워지는 170m의 가장 큰 탑은 예수를 상징하고 탑과 탑을 이어주는 돔은 성모마리아를 상징한다. 또 별도의 돔 4개는 4명의 복음 성인을 나타내며 이렇게 해서'성가정 성당'은 '성스러운 가족’을 보여주고 있다.


일반적인 성당과는 달리 자연에서 영감을 많이 얻었던 가우디의 특성이 잘 드러나고 있는데 식물의 줄기 잎의 모양을 그대로 재현해 놓았다. 기둥에 줄무늬를 넣어 밋밋해 보일 수 있는 내부공간에 생기를 주어 정말 나무들이 살아있는 듯한 기분을 느끼게 한다.


여러 갈래 가지들이 갈라진 모양은 건축학적으로 볼 때 천장이 시작되는 곳을 매듭으로 표시하여 마치 가지가 뻗고 자라나는 나무처럼 나뉜 것은 시각적으로 천장 분할의 효과를 줄 뿐 아니라 기술적인 면에서 천장의 압력을 골고루 분배하는 장점을 가진다고 한다.


실제로 스페인 북부지방에는 플라타너스 나무가 가로수로 엄청 많다. 그렇게 숱하게 늘려있는 나무들을 그냥 지나치지 않고 건물에 도입해 딱딱한 건물에 생기를 불어놓고야 마는 가우디의 천재성에 그저 혀를 내두를 뿐이다.


가우디 그에 대해 아는 것은 별로 없다. 가우디는 지중해 연안에 있는 카탈루냐 지방에서 비천한 집안의 구리세공인의 아들로 태어났다. 평생 결혼하지 않았고 연로한 아버지와 조카딸과 함께 살았다.


일찍부터 건축에 흥미를 갖기 시작하여 건축을 공부하려고 1869~70년에 스페인의 가장 근대적인 도시이자 카탈루냐 지방에서 정치와 지식의 중심지였던 바르셀로나대학에 입학했다. 그러나 군복무와 다른 활동 때문에 8년 뒤에야 졸업할 수 있었다.


성가정 성당을 들러보고 난 뒤에 아주 자연스럽게 그가 존경스러워졌다. 그의 건축 스타일이나 건축철학에 대해서는 알지 못하지만 성당 곳곳에서 느껴지는 편안한 그 느낌, 바르셀로나에 있는 동안 가우디의 향기에 취하게 했다.

바르셀로나의 색채를 이야기하면서 가우디를 빼놓을 수는 없다. 가우디의 어떤 작품을 이야기할까가 고민스러울 뿐. 곡선과 다양한 색깔을 써서 신비롭기까지 한 건물을 지어냈던 그의 작품은 바르셀로나 이곳저곳에 자리 잡고 그곳의 풍경을 바꾸고 있었다.


그 중에서도 구엘공원은 색 색깔의 타일조각, 독특한 기둥과 화려한 천정, 모자이크 분수, 조각품과 구불거리는 벤치로 가득 찬, 말 그대로 '가우디월드'라 할 만한 곳 이였다.

 

구엘이 아파트단지를 짓기 위해 가우디에게 맡겼던 이곳은 14년간의 공사기간에도 불구하고 계획대로 이루어지지 못했고, 결국 구엘이 죽은 뒤 그 가족이 시에 땅을 기증하면서 구엘공원이 되었다. 가우디가 1906년에 이사 와서 죽기 직전까지 20년간 살았던 곳이기도 하다.

 

강렬하던 스페인의 태양이 힘을 잃어갈 때 쯤, 몬주익 언덕으로 올라갔다. 몬주익 언덕은 우리와 특별한 인연이 있는 곳으로 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이 있을 당시 황영조 선수가 마라톤에서 금메달을 따내며 몬주익 영웅으로 불리게 되었다. 몬주익 언덕은 경사가 가파르니 버스나 푸니쿨라를 타고 오는 것이 좋다.

 

그 중에서 푸니쿨라를 타는 것이 좋다.푸니쿨라를 타고 오르다 보면 아래로 바르셀로나 도시 전체가 눈앞에 펼쳐진다. 몬주익 언덕에는 군사박물관과 바르셀로나 올림픽 스타디움도 있다. 하지만 몬주익 주변에서 가장 유명한 것은 바로 마법의 분수, 음악과함께 펼쳐지는 마법의 분수는 바르셀로나 여행에서 가장 로맨틱한 순간을 선사해준다.


그런데 나는 보지 못하고 사진으로만 보았다. 이 분수 쇼를 위해 134개의 모터가 초당 2600리터의 54미터 까지 쏘아 올린다고 한다. 바르셀로나 여행에서 웬만하면 꼭 봐야하는데 10월부터 4월까지는 저녁7시부터 9시까지 한단다. 이 음악 분수 스케줄에 맞춰 스케줄을 짜야 하는데 저녁시간이 겹쳐 조정할 수가 없었다.

 

스페인 하면 인간과 소가 죽음을 건 연희인 투우, 열정의 플라멩코, 16세기 영국을 향했던 무적함대, 소설 속의 주인공 돈키호테와 산초 판사뿐만 아니라 오늘날에 와서는 위대한 건축가 가우디, 그리고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축구 라이벌 전인 레알 마드리드와 바르셀로나의 경기가 떠오른다.

 

이번 스페인 여행에서 느낀점은 사람이 만든 작품이든 대자연이 만든 작품이든 경이로운 광경과 마주할 때 마다 감탄을 자아내게 했다. 성가정 성당뿐만 아니라 화려하고 웅장한 필라르 대 성모성당, 자연과 인간이 어우러져 하나의 색을 만든 톨레도 대성당, 이슬람예술의 최고의 극치를 보여준 알람브라궁전, 모두 고스란히 과거가 아닌 현재의 동시대에 살아 움직이는 삶의 숨결이고, 인간의 의지나 정신이 얼마나 위대한가를 증명하는 증거물들이었다.

그리고 이번 여행에서 예술을 즐기며 여유로운 시간, 참으로 멋진 경험의 여행이었음을 확인했다.

 

누두촌 해수욕장 입구




'빠에야'라고 하는 전통스페인 음식

성가정 대성당

성가정 성당의 내부

위의 숫자가 어느쪽으로 더해도 33이란 숫자가 나온다.

구엘공원, 보이는 곳이 가우디가 살던집

몬주익의 언덕 위에 있는 올림픽 경기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