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부부가 있었다. 남편은 아내를 무시하거나 폭력을 행사하는 일이 잦았다. 아내는 그럴 때마다 집 뒤의 나무 기둥에 못을 하나씩 박았다. 술을 마시고 행패를 부릴 때에는 커다란 대못을 쾅쾅 받았다. 드디어 나무에는 못으로 가득 찼다.
아내는 남편을 조용히 불렀다. 그녀는 “당신이 나에게 모질게 할 때마다 못을 하나씩 박았다”고 말했다. 남편은 못이 빼곡한 나무 기둥을 보면서 할 말을 잊었다. 그날 밤 남편은 못이 박힌 나무 기둥을 잡고 혼자 울었다. 그 후 남편은 달라지기 시작했다. 아내를 아끼고 사랑하는 사람으로 바뀌었다. 그럴 때마다 아내는 나무 기둥에 박힌 못을 하나씩 뽑았다. 마침내 못을 모두 뽑아내자 부부는 서로 부둥켜안고 울었다. 하지만 나무 기둥에는 아직도 못 자국이 선명하게 남아 있었다.
마음의 상처는 못 자국과 같다. 못을 뽑아도 자국이 남듯이 마음의 상처는 시간이 흘러도 상처로 남는다. 마음에 생긴 상처는 몸에 생긴 상처보다 훨씬 깊고 오래간다. 뇌 속 유전자에 깊이 각인되기 때문이다. 어린 시절 왕따나 갑질로 받은 경험이 평생 트라우마로 남아 있는 것은 그런 이유이다.
모욕이나 막말은 상대의 영혼에 못을 박는 행위나 다름없다. 육체적인 폭력보다 인간의 삶에 더 나쁜 영향을 미치고 평생의 상처로 남는다. 그런데도 함부로 가슴에 대못을 박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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