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이 팍팍하게 느껴지는 날이 있을 것이다. 일이 마음먹은 대로 풀리지 않고 스트레스만 쌓인다. 그러나 당신만 그런 것이 아니다. 위대한 예술가 미켈란젤로 역시 그러했다.
그의 대표작인 이탈리아 시스티나 성당의 ‘천지창조’ 천장화는 그가 원해서 시작한 일이 아니었다. 그는 그림보다 조각을 더 좋아했다. 로마 교황 율리우스 2세의 부탁에 마지못해 응했으나 천장에 매달려 그림을 그리는 일이 너무 힘들고 싫었다. 미켈란젤로는 지인에게 보낸 편지에서 그때의 심정을 이렇게 토로했다. “더는 참을 수 없어 죽을 것 같다. 불운은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게 해주지 않는다. 괴로워서 죽고 싶다.”
나의 능력을 주위에서 알아주지 않아 원망스러울 때가 있을 것이다. 누구나 그런 시절이 있다. 사람들에게 널리 사랑받는 철학자 니체는 생전에 늘 찬밥 신세였다. 그의 명저 ‘짜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는 출간 후에 겨우 7권밖에 팔리지 않았다. 인상파 화가 고흐는 그림을 900점이나 그렸지만 생전에 팔린 것은 단 한 점에 불과했다. 동생의 도움으로 겨우 생계를 유지했다.
인생은 원래 힘들고 어렵다. 아득한 옛사람들의 삶도 그랬다. 3000여년 전 이집트에서 피라미드 건설을 맡은 케프세프라는 감독관이 있었다. 그는 이런 일기를 파피루스에 남겼다. “상사가 진행 중인 과제에 시시콜콜 간섭을 한다. 너무 힘이 든다. 그는 나를 싫어하는 것이 분명하다. 부하 직원들도 이런저런 핑계로 결근이 잦아 일이 늦어지고 있다. 머리가 아프고 밤에 잠이 잘 오지 않는다.”
케프세프 감독관의 일기를 보면 부하 직원들의 결근 사유는 술이나 생일 등이었다. 그는 기한 내 완성을 닦달하는 상사의 꾸중을 들으랴, 요령을 피우는 부하 직원들을 관리하랴,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21세기를 사는 우리의 스트레스와 별반 차이가 없다.
내가 하고 있는 일과 하고 싶은 일이 어긋나는 게 당연하다. 세상의 일들이 나한테 맞춰 돌아갈 수 없기 때문이다. 자꾸 신세를 한탄하고 불평하면 마음만 더 괴로울 뿐이다. 어차피 지금 내가 하는 일을 피할 수 없다면 그 일을 좋아하도록 내 생각을 바꾸자.
이집트의 피라미드 감독관도 나름의 해결책을 찾았다. 용한 점쟁이를 찾아가 부적을 처방받았다. 그는 부적을 몸에 지니고 다니면서 마음의 위안을 얻었다. 지금 우리에게도 부적이 절실히 필요할 것이다. 그것은 바로 ‘감사’라는 부적이다.
잔소리가 듣기 싫다고 상사의 입을 틀어막을 순 없다. 방법이 있다면 그것을 듣는 내 마음을 바꾸는 일이다. 감사로 무장하면 상사의 잔소리도 음악처럼 들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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