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정규 대기자 jkyun202@hanmail.net | 승인 2022-02-23 07:58:51
“우리나라 곧 기축통화국 될 것” 발언에 국민들 황당
야당 “선거막판 경제무식 탄로와 함께 자책의 똥볼찼다”
“기축통화국 아니라 가축통화국이 겠지” 온라인 시끌
민주당 “전경련 보도자료 내용 인용한 것” 궁색한 변명
우리말 사전에 ‘기축통화’의 뜻과 기원을 찾아봤다. 기축통화란 ‘국제통화라고도 한다. 미국 예일대학의 트리핀 교수가 처음 쓴 말인데, 국제결제나 금융거래의 기축이 되는 특정국의 통화로 보통 미국의 달러를 가리킨다. 따라서 미국을 기축통화국이라고 부른다. 한때는 영국의 파운드도 오랫동안 기축통화로서의 자격을 확보해 왔으나, 제2차 대전이후에는 미국이 각국 중앙은행에 달러의 금태환(金兌換)을 약속함에 따라 달러가 기축통화로서 중심적 지위를 차지하게 되었다’로 요약되어 있다. 현재는 세계에서 유일하게 미국의 화폐 달러가 유일한 기축통화로 통용되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21일 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서 주관하는 첫 법정 TV 토론회에서 적정 국채 발행 규모를 놓고 토론을 벌이다 “우리가 곧 기축통화국으로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라고 언급해 빈축을 사고 있다.
이날 밤 상암동 MBC 스튜디오에서 약 2시간동안 벌어진 TV토론회 주제는 ‘코로나 시대의 경제대책’과 ‘차기정부 경제정책 방향’이었다. 경제 대국이라고 불리는 중국과 일본도 ‘기축통화국’으로 인정받기 위해 공을 들이고 있지만 달러위력의 벽을 넘지 못하고 있다.
‘언감생심’ 이 후보의 발언은 국민들을 현혹하는 감언이설로 비춰졌다. 보수 야권은 일제히 이 후보 발언을 비판하고 나섰다. 네티즌들도 “가축통화국으로 잘못들은 것 아니냐”며 비아냥거렸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국가부채를 해결하기 위해서 우리나라를 기축통화국으로 만들겠다는 이야기를 들으니 정말 가슴이 웅장해진다”라고 비꼬았다.
원희룡 국민의힘 정책본부장은 “이재명 후보님. 우리나라가 곧 기축통화국이 된다고요?”라며 “(경제 멘토인)최배근 교수가 그러던가요? 아니면 김어준씨?”라고 했다.
박민영 국민의힘 청년보좌역은 “민주당에서 이재명 후보의 ‘곧 우리나라도 기축통화가 된다’는 발언이 전경련의 보고서를 참고한 것이라고 해명했다”며 “전경련에서 언급한 것은 IMF의 특별인출권인 SDR(special drawing rights)에 대한 이야기로, 기축통화와는 전혀 무관하다”라고 꼬집었다.
이어 박 보좌역은 “애초에 화폐에 대한 이해가 조금이라도 있으면 기축통화국이 되니 마니 하는 말을 저렇게 쉽게 내뱉을 수가 없다”라며 “집권당의 후보가 기본적인 경제학 지식조차 없이 ‘곧 기축통화국이 된다’는 망언을 내뱉은 것도 우스운데, 그 발언을 주워 담으려는 공당의 해명 또한 허접하기 그지 없다. 저런 민주당에게 5년을 맡겼기 때문에 나라 경제가 이 모양 이 꼴이 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윤희숙 전 국민의힘 의원이 22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한국이 기축통화국에 편입될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한 데 대해 “대선을 2주 앞두고 후보가 찰 수 있는 똥볼의 드라마 중 최고치”라고 비판했다.
윤 전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의 글을 올려 “되짚어보면 우리 국가채무비율이 다른 나라에 비해 낮다고 돈을 더 펑펑 쓰자고 주장할 때마다 전문가들은 한국이 기축통화국이 아닌지라 처지가 다르다고 말했다”며 “그러나 그는 마이동풍 들은 척을 안했다. 이제 보니 기축통화가 뭔지 몰랐던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어제 윤 후보가 비기축통화국 중에선 우리의 채무비율이 낮지 않다고 꼬집어 말하자 이 후보는 움찔 하더니 기축통화로 편입될 거라 하더라”며 “그냥 주워섬긴 거다”라고 했다.
윤 전 의원은 “똑똑한 고등학생도 아는 경제상식도 모르고 대선후보라는 이가 이제껏 국가재정을 망치는 일을 해온 것 아니냐”며 비판했다.
그는 “중국이 전세계에 벨트앤로드로 천문학적인 돈을 뿌리고 영향력을 휘두르며 애를 써도 맘대로 못하는 게 바로 기축통화 편입”이라면서 “하고 싶어도 못 하는 게 오래 쌓은 통화의 신뢰인 것”이라고 강조했다.
기축통화 발언 패러디 게시물. /온라인 커뮤니티
온라인상에서도 이 후보 기축통화 발언을 놓고 논란이 이어졌다. 친여 성향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이 후보 발언을 옹호하고 나섰다.
한 네티즌은 기축통화 발언을 비판하는 보수 성향 네티즌들에 대해 “이만기 씨름하던 시절 개도국 기준으로만 대한민국을 바라본다. 자국 비하에 빠져 있다”라고 했다.
또 다른 네티즌도 “기축통화에 대해 인식이 바뀐 걸 느낀다”라며 “민주 정부가 한번만 더 유지되어도 가능하다”라고 했다.
반면 보수 성향 온라인 커뮤니티에선 이 후보 발언을 패러디한 게시물이 다수 올라왔다.
한 네티즌은 ‘원화 기축통화 되는 법 찾아 옴’이라며 조선이 세계를 정복한 합성 사진을 올렸다.
또 다른 네티즌은 ‘기축통화국? 가축통화국!’이라는 패러디 게시물을 통해 “대장동처럼 자기 사람들 돈 벌게 해주고, 서민들 등골 빼먹어 집 없고, 돈 없게 만들어서 국가에 의존하게, 가축처럼 키우려는 거 아닙니까”라고 비꼬았다.
이날 벌어진 대선후보 TV토론은 시청률 34.3%을 기록하며 국민 1000만 여명이 토론 2시간을 지켜봤다. 경제분야 토론이 아니라 상대를 헐뜯는 ‘네가티브 토론‘에 실망했을 것이다. 나아가 실망의 도를 넘은 것은 ‘위기에 강한 경제대통령’이라고 외치는 이재명 후보의 황당한 발언 ‘대한민국 기축통화국’운운일 것이다. 대통령이 되겠다는 지도자가 전혀 불가능한 일을 앞세우는 행위는 국민기만 행위임을 정녕 모른다 말인가.
윤정규 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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