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토르 위고가 소설 ‘레미 제라블’의 출판을 의뢰한 후 출판사에 편지를 보냈다. 그가 쓴 편지는 단 한 글자, 물음표 ‘?’가 전부였다. 편지를 받은 출판사도 같은 답장을 보냈다. 달랑 느낌표 ‘!’ 하나였다.
출판사에 원고를 보낸 빅토르 위고는 주위의 반응이 궁금했다. 그는 “내 소설에 대한 반응은?” 하고 물었다. 이에 출판사가 “정말 훌륭하구려!”라는 취지의 답신을 보낸 것이었다. 답장을 받은 작가는 아마 환한 미소를 지었을 것이다.
프랑스 정신과 의사 프랑수아 를로르가 지은 ‘꾸베씨의 행복 여행’에서 주인공인 꾸베는 진정한 행복을 찾기 위해 여행을 떠난다. 그의 가슴에는 늘 두 개의 질문이 자리했다. ‘진정한 행복이란 무엇인가?’ ‘행복하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 하는가?’
꾸베는 세계 곳곳을 여행하면서 수많은 사람들을 만났다. 마침내 그는 해답을 얻게 되었다. 그가 깨달은 행복의 조건은 그리 거창한 것이 아니었다. ‘모든 생각을 멈추고 세상의 아름다움을 바라볼 시간을 갖는 것’이었다. 잠시 여유를 갖고 주변을 바라보고 좋아하는 사람과 함께 보내라는 것이다. 꾸베가 깨우친 행복의 비결은 범사에 감사를 느끼는 ‘느낌표’의 삶이었다.
컴퓨터 자판을 보면 숫자 1 바로 위에 느낌표 ‘!’가 있다. 느낌표는 모든 숫자와 모음, 자음보다 앞선다. 그것이 느낌표의 자리이다.
1999년 뉴욕타임스는 지난 1천년 최고의 문장부호‘로 마침표로 선정했다. 르네상스 시대에 한 인쇄공이 고안한 마침표가 없었다면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도 영영 끝나지 않았을 것이라는 게 선정 이유였다. 그러나 나에게 선택권이 주어진다면 주저없이 느낌표를 꼽을 것이다. 느낌표의 감동이 없다면 삶은 사막으로 변할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 몸에는 다이돌핀이라는 호르몬이 분비된다. 정신적인 황홀감이나 큰 기쁨을 느낄 때 생성되는 호르몬이다. 가슴 뭉클한 감동을 느끼는 순간에 특히 많이 나온다. 다이돌핀의 항암 효과는 엔돌핀의 4000배에 달한다. 이것이 느낌표의 힘이다.
느낌이 없다면 행복도 없다. 꾸베처럼 행복을 찾으러 굳이 먼 길을 떠날 필요가 없다. 잠시 발걸음을 멈추고 꽃그늘 아래에서 감탄할 수 있다면 그것이 행복이다. 행복은 마침표가 아니라 느낌표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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